쥰나나나 단문

9화까지밖에 안봤음~ 빨리 선동과날조 갈겨봐야지

*근데 이거 누가 백퍼 썼을것같음 . 왜쓰지그럼 


다이바 나나가 제대로 흐르는 시간에 발을 디딘 것은 굉장히 오랜만의 일이었다.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스스로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머리가 어지럽고 공기가 낯설게 와닿았다. 졌을때부터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긴장이 풀려 다른 사람의 앞에서 울음을 터트려버렸을때 이미 각오한 일이 아니었던가. 제대로 따진다면 이 쪽이 제대로된게 맞다. 제대로 흐르는 시간. 사계절이 지나면 다시 찾아오는 사계절과 사람의 수명으론 볼 수 없이 커다란 고리로 순환하는 세계. 되돌아가지 않는 시계바늘. 다만 나나는 모든 것이 저를 갉아먹는 것처럼 느껴졌다.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무뎌지고 옅어진 것은 나나 그 자신이었다. 수없는 전투를 반복하며 강해졌다고 생각한건 착각에 불과하다. 익숙한 패턴에 적응했을 뿐, 그 겉과 속이 점점 연하게 물러져서. 

변화가 두렵다. 곁의 사람이 이 세계에선 제게서 멀어질 수 있다는 것도. 그게 숨쉬는 모든 순간마다 퍼뜩퍼뜩 와닿아 심장께를 건드렸다. 깨어있는 모든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었다. 억지로라도 잠을 청하는 쪽이 오히려 편했다. 허나 잠을 잘 시간이 갈수록 없었다. 하필 흘러가는 시간대가 나나에게 가장 바쁘고 피곤할 때였다.

"역시 좀 쉬는게 좋겠어."

이런 말을 수없이 들을수밖에 없는 삶이었지만 이 낯선 시간에서는 발화자도 낯설다. 나나는 고개를 들었다. 

"이상하네."
"응?"

어디가 이상한 거야? 괜찮아? 쥰나는 조금 머쓱한 표정으로 제 몸을 빙글 돌려본다. 그야 이상한 쪽은 저의 쪽이겠지. 나나는 속으로만 웃는다. 

"쥰나한테 그런 말 듣는거... 낯설어."
"...그야 나도 처음 해보니까. 그렇지만 다신 하고싶지 않은 걱정이야. 그러니까,"

그 다음엔 무슨 말을 할거야? 나나는 순간 숨을 쉬기 어려워졌다. 턱 막힌 것이 좀체 뚫리질 않았다. 식은땀이 흐른다고 느꼈는데, 이미 온 몸이 식은땀 범벅이었다. 여태 알아채질 못했구나. 어쩌면 좋지. 실없는 말버릇만 가늘게 늘어졌고, 시야는 순식간에 빛을 잃었다. 

꿈조차 꾸지 못했다. 꼭 허락되지 않은 것 같았다. 저가 지금껏 해온 일이 점점 죄처럼 느껴져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검은 세상에서 그저 무언가, 조금이라도 익숙한 것을 떠올려보려 했지만 떠오르지 않는다.


"..."

이 장면은 조금 익숙하다. 살짝 뒤바뀌어있긴 했다. 이번엔 누운 쪽이 저다.

"나나."
"응."
"역시 무리하고 있었잖아. 같이 기숙사에 있었을때도 그렇고, 약이라도 먹으라고 했는데 종일 멍해있고..."
"..."
"지금도 대답이 없고."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제가 말해놓고도 머쓱한 표정을 짓는다. 정말이지 너와 안 어울리는 대사 같아. 입 밖으로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그러니 대답도 못해주겠다. 쥰나, 네 말대로 너무 긴장하고 있었나봐. 정말 어쩌면 좋지? 늘 하던대로 웃는 것도 자신이 없다. 이제 나나에게 그런 여유는 별로 남아있지 않았다. 조금씩 나이들어가는 이 세상에서, 하나만 바뀌지 말길 바란다.

"...나나?"

저를 부르는 이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도 떠올릴 수 있게 익숙해지길 바란다. 

반쯤 기절한 탓에 몸이 말을 안 들을 법도 한데, 나나 스스로도 놀랐지만. 제가 체력이 좋긴 하구나 하고... 그러니까 대답은 말 대신 몸으로 했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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